핸드폰_보조금 2007.12.18 10:57

핸드폰 보조금 규제 3월이면 풀리는데

규제폐지 앞두고 ‘공짜’ 기대늘어

이통사들 “보조금경쟁은 자살행위” 주장

되레 잇따라 단말기 보조금 낮추고 있어

김상해(서울 마포구 도화동)씨는 휴대전화 단말기를 4년째 사용하고 있다. 칠이 벗겨지고 액정도 긁혀 새 것으로 바꿨으면 하지만, 보조금을 감안해도 20만원 가까이 줘야 하는 단말기 값이 부담스러워 선뜻 저지르지 못하고 있다. 내년 3월에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규제가 없어지면 예전처럼 단말기를 공짜로 바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내년 3월이면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을 일정 금액 이상 못주게 하던 정부 규제가 사라진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신규 가입자들에게 마음껏 보조금을 줄 수 있다. 수십만원짜리 단말기를 공짜로 뿌려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동통신 업체들은 단말기 보조금 규제 폐지를 앞두고 잇따라 보조금을 낮추고 있다. 엘지텔레콤(LGT)은 2008년 1월7일부터 단말기 보조금을 대당 최고 6만원까지 낮추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때부터 월 평균 요금이 3만원을 밑도는 엘지텔레콤 가입자가 받는 보조금 한도는 지금보다 1만원, 4만~9만원인 가입자는 1만~3만원 정도 줄어든다. 요금이 9만원 이상인 가입자는 이용기간에 따라 6만원까지 축소된다. 다만 월 평균 요금이 3만원을 밑돌면서 이용기간이 8년을 넘는 장기 소량 이용자만 보조금이 1만원 높아진다.

앞서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에프(KTF)도 단말기 보조금을 엘지텔레콤과 비슷한 폭으로 낮췄다. 업체들은 보조금을 낮추는 것은 “단말기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요금과 서비스 차별화 경쟁을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한결같이 “보조금 경쟁은 자살행위”라고 주장했다. 엘지텔레콤 이중환 과장은 “이동통신 3사 모두 2007년을 통해 보조금 경쟁은 같이 죽는 길이라는 것을 실감했다”며 “3사 모두 보조금 경쟁에 대한 유통망 쪽의 관성과 소비자들의 기대를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입자 간(망내) 통화료 할인 요금제, 요금을 깎아주는 결합상품 출시로 이동통신 업체들의 보조금 지급 여력도 크게 줄었다. 망내 통화료 할인 요금제란 월 기본료를 2500원 가량 더 받는 대신 가입자끼리 한 통화에 대해서는 요금을 깎아주는 것으로, 에스케이텔레콤은 50% 할인하고, 엘지텔레콤은 아예 무료화했다. 케이티에프는 망외 통화료까지 30% 깎아준다. 에스케이텔레콤 이형희 상무는 “단말기 보조금 경쟁을 요금 경쟁으로 전환해 고객 가치를 높이자는 취지로 망내 통화료 할인 요금제를 도입했다”며 “보조금으로 쓰는 업체들의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면 망내 통화료 할인 폭을 더 높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 업체 간 보조금 경쟁에는 ‘게임의 논리’도 크게 작용한다. 한 쪽에서 보조금을 질러 가입자를 빼가면 다른 쪽에서 다시 질러 가입자를 빼올 수 있다. 규제를 없앤 뒤에도 이동통신 3사 가운데 한 곳이 마음을 바꿔 보조금을 질러 가입자를 왕창 빼올 경우 보조금 경쟁이 다시 촉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공짜 단말기를 구경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가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규제는 철폐하지만, 보조금 지급 기준을 이용약관에 포함시켜 지키게 하는 규제는 유지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보조금을 늘리려면 이용약관부터 개정해야 한다. 이중환 과장은 “규제 철폐 초기 이벤트 방식으로 일부 저가 모델을 공짜로 주는 마케팅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의무가입기간’이 도입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이동통신 업체들의 건의로, 보조금을 늘려 주는 대신 의무가입기간을 정해, 18개월 이상 사용을 약정하면 보조금을 15만원 더 주고, 24개월 이상을 약정하면서 단말기를 공짜로 주는 방식의 제도가 다시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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